예수가 사용한 언어는 무엇일까요?

짧게 답하면 아람어예요. 성경은 히브리어로 읽었고, 그리스어도 어느 정도 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걸 어떻게 아는지 하나씩 볼게요.

By glot.space·

예수가 사용한 언어는 무엇일까요?

예수의 일상어는 아람어, 그중에서도 갈릴리 방언이었어요. 이 점에는 학자들 대부분이 동의해요. 또 성경과 회당의 언어인 히브리어로 읽고 기도했고, 교역로가 지나는 지역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만큼의 코이네 그리스어도 알았을 가능성이 커요. 라틴어는 로마 군인과 관리의 언어였지, 예수의 언어는 아니었어요.

2014년 5월 이스라엘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렇게 말했어요. “예수는 여기, 이 땅에 계셨습니다. 히브리어를 쓰셨죠.” 교황은 부드럽게 “아람어입니다”라고 답했고, 총리는 “아람어를 쓰셨지만 히브리어도 아셨습니다”라고 받았어요. 모두 웃으며 넘어갔지만, 두 지도자는 학자들이 오랫동안 이어온 논쟁을 그대로 재현한 셈이었어요.

다행인 건 두 사람 다 부분적으로는 맞았다는 거예요. 1세기 갈릴리에 살던 사람은 오늘날 수많은 사람이 그렇듯 여러 언어 속에서 살 수 있었어요. 그러니 진짜 질문은 “어느 한 언어냐”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 어떤 언어냐”예요. 이렇게 보면 근거들이 깔끔하게 맞아떨어져요.

1세기 갈릴리의 언어들

예수가 자란 땅은 길이 교차하는 곳이었어요. 보통 사람들은 집에서 한 언어를 쓰고, 다른 언어로 예배하고, 또 다른 언어로 장사했어요. 누가 무엇을 어디에서 썼는지 정리해 볼게요.

언어누가, 어디에서 썼나주된 역할
아람어갈릴리와 유대 전역의 보통 사람들일상 대화, 모국어
히브리어제사장, 서기관, 교사성경과 회당 예배
코이네 그리스어상인과 관리, 세포리스 같은 도시에서상거래와 더 넓은 로마 세계
라틴어로마 군인과 행정 관리통치와 군대

예수가 자라고 가르쳤던 나사렛과 가버나움은 아람어를 쓰는 마을이었어요. 가장 강력한 근거가 가리키는 것도 바로 이 일상의 언어예요.

가장 강력한 근거: 예수가 실제로 말한 아람어

대부분의 역사학자에게 결정타가 되는 대목이 여기예요. 복음서는 그리스어로 쓰였는데도, 감정이 크게 실린 몇몇 장면에서 복음서 기자들은 잠시 멈춰 예수의 말을 아람어 소리 그대로 옮겨 적고, 그다음 그리스어 독자를 위해 뜻을 풀어 줬어요. 말한 적도 없는 언어를 그렇게 다루지는 않죠.

아람어 표현(음역)나오는 곳뜻
Talitha koum마가복음 5:41“소녀야, 일어나라”(성경의 ‘달리다굼’)
Ephphatha마가복음 7:34“열려라”(성경의 ‘에바다’)
Abba마가복음 14:36“아버지”(성경의 ‘아바’)
Eloi, Eloi, lema sabachthani마가복음 15:34“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십자가 위에서 나온 이 마지막 외침은 시편 22편의 첫 구절을 인용한 거예요. 기록 자체에 작은 단서가 하나 남아 있어요. 마가복음은 아람어인 “Eloi, Eloi”로 적었고, 마태복음 27:46은 히브리어 쪽에 가까운 “Eli, Eli”로 적었어요. 복음서 기자들조차 같은 구절을 조금 다르게 들었다는 뜻이고, 그만큼 두 언어가 함께 오갔다는 이야기예요. Abba는 “아빠”에 해당하는 아주 일상적이고 다정한 말이었고, 초기 그리스도교 기도에 그대로 살아남았어요.

눈앞에 숨어 있는 아람어

무엇을 봐야 하는지 알고 나면 아람어가 복음서 곳곳에서 튀어나와요. 대부분의 독자가 그냥 지나치는 이름과 지명 속에 들어 있거든요. 그리스어 본문이 그 말들을 남긴 건, 그게 사람들이 실제로 쓰던 말이었기 때문이에요.

단어 또는 이름나오는 곳아람어에서의 뜻
Cephas요한복음 1:42“바위”, 곧 게바. 그리스어로는 Petros, 즉 베드로
Rabboni요한복음 20:16“나의 선생님”.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를 부른 말
Golgotha마가복음 15:22“해골”. 십자가에 못 박힌 곳 골고다
Gethsemane마가복음 14:32“기름 짜는 곳”. 전날 밤의 동산 겟세마네
Maranatha고린도전서 16:22“우리 주여, 오시옵소서”
Bar-여러 이름“~의 아들”. 시몬 바요나, 바라바처럼

이 작은 bar가 모든 걸 알려 줘요. 바돌로매(Bartholomew)나 바라바(Barabbas) 같은 이름을 만날 때마다 “~의 아들”이라는 아람어를 읽고 있는 셈이거든요. 그리스어 복음서는 아람어를 쓰던 세계 위에 쓰였고, 그 바탕이 자꾸 비쳐 보여요.

예수는 히브리어를 했을까요?

했어요. 다만 주로 한 가지 용도, 성경을 위해서였어요. 1세기에 이르면 히브리어는 일상 대화에서 상당히 물러나 예배와 거룩한 본문의 언어가 되어 있었어요. 훗날 중세 교회에서 라틴어가 맡은 자리와 비슷하죠. 제사장과 서기관, 교사들이 그 언어로 읽고 논쟁했어요.

복음서는 예수가 바로 그렇게 하는 모습을 보여 줘요. 누가복음 4:16-20에서 예수는 나사렛 회당에서 일어나 이사야 두루마리를 읽고 그것을 풀어 가르쳐요. 이렇게 성경을 읽고 해설하려면 몇 구절 외운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히브리어를 다룰 줄 알아야 해요.

그렇다면 회당 밖에서 평범한 갈릴리 사람들은 히브리어를 실제로 얼마나 소리 내어 썼을까요? 이 부분은 지금도 논쟁이 이어지는 대목이에요. 유대 일부 지역에서는 히브리어의 한 형태가 구어로 살아 있었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어요. 하지만 대다수 학자는 갈릴리의 일상 언어를 분명히 아람어로 봐요. 네타냐후 총리의 “히브리어도 알았다”는 말은 타당하고, 교황의 “아람어”는 부엌 식탁과 길 위의 언어를 가리키고 있어요.

예수는 그리스어를 했을까요? 라틴어는요?

코이네 그리스어는 로마 제국 동부의 공용어였어요. 장사하고 여행하고 관리를 상대할 때 쓰는 언어였죠. 갈릴리도 거기서 동떨어져 있지 않았어요. 그리스 문화의 영향이 짙었던 활기찬 도시 세포리스는 나사렛에서 불과 6킬로미터쯤 떨어져 있었고, 주요 교역로가 만나는 지점 가까이에 있었어요. 복음서는 예수와 그 아버지를 장인으로 불러요. 장인이라면 일에 필요한 만큼의 그리스어는 익혔으리라고 보는 게 자연스럽죠.

복음서에는 그리스어가 공통어였을 가능성이 큰 대화도 나와요.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와 주고받은 장면이 그렇죠. 오간 말 자체를 증명할 수는 없지만, 상황을 보면 그리스어라는 추정이 합리적이에요. 학자들은 대체로 예수가 코이네 그리스어로 최소한 의사소통은 할 수 있었다고 보되, 그 언어로 가르쳤다고까지 주장하지는 않아요.

라틴어는 간단해요. 로마 권력의 언어, 군인과 문서의 언어였어요. 로마 통치 아래 살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아들었을 몇 마디, 그 이상으로 예수가 라틴어를 썼다는 뚜렷한 근거는 없어요.

아람어는 어떤 언어이고, 지금도 쓰일까요?

아람어는 셈어족 언어로 히브리어, 아랍어와 사촌 사이예요. 한때는 고대 근동의 국제어였고, 여러 제국이 수백 년 동안 사용했어요. 그래서 예수 시대에는 이미 유대와 갈릴리의 모국어가 되어 있었던 거예요.

언어 배우는 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연결 고리가 하나 있어요. 오늘날 히브리어를 적는 그 낯익은 “네모난” 글자는 역사적으로 아람 문자에서 받아들인 것이에요. 그러니 히브리어 알파벳을 볼 때, 여러분은 예수가 말하던 세계의 문자 체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글자 모양을 보고 있는 셈이에요.

그리고 아람어는 죽지 않았어요. 신아람어라고 부르는 현대형을 지금도 작은 공동체들이 쓰고 있어요. 시리아의 말룰라(Maaloula) 마을, 그리고 아시리아계와 칼데아계 공동체 등이에요. 사용자는 적고 계속 줄고 있어서 언어학자들은 소멸 위기 언어로 분류하지만, 나사렛 그 목수의 언어에는 오늘도 모어 화자가 있어요. 그중 몇 단어는 우리 곁까지 따라왔어요. amen(아멘)과 abba는 모두 이 히브리어와 아람어의 세계에서 온 말이에요.

한눈에 정리

  • 일상의 언어

    예수의 모국어는 아람어였고, 갈릴리 방언이었어요. 이것이 학계의 정설이에요.

  • 성경의 언어

    성경은 히브리어로 읽고 가르쳤어요. 당시 히브리어는 주로 예배의 언어였지, 길거리의 언어는 아니었어요.

  • 장사의 언어

    로마 동부의 공통어인 코이네 그리스어를 실용 수준으로는 알았을 가능성이 커요. 라틴어는 로마 관리들의 것이었어요.

  • 가장 분명한 증거

    그리스어로 쓰인 복음서가 Talitha koum, Abba 같은 예수의 아람어를 그대로 남기고 뜻을 덧붙였어요.

  • 오늘의 아람어

    현대 신아람어는 작은 공동체에서 여전히 쓰이고, 히브리어의 네모 글자 자체도 아람 문자에서 왔어요.

예수가 읽었던 글자가 궁금하다면

회당에서 읽은 두루마리는 히브리어였고, 그 글자는 아람 문자에서 빌려온 거예요. 알파벳부터 시작하면 그 오래된 글자 모양이 더는 수수께끼로 보이지 않아요.

자주 묻는 질문

이어서 읽기